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시가 쓰고싶어지는 오후에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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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올라간 하늘을
하얀 구름들이 감싸 안았다
선선한 바람들이 점점 내 얼굴을 적시고
높이 올라간 하늘만큼이나
외로움에 하소연하던 내 방황의 날들도
바람따라 흘러가는 구름처럼
내 가슴을 조금전 떠나버렸다
높이 솟아오른
이름없는 산의 중턱을 가린 안개와 같이
서글퍼 한숨만 내뱉는 내 눈은
식어버린 자판기 커피한잔에 여유를 담고
이렇다할 변명조차 내 뱉을수 없었던
얇은 입술을 가진 내 입도
서서히 겨울잠이 들 준비를 한다

사랑에 목말라 허덕이는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가슴도
외딴섬 등대지기의 마음을 헤아려
봄날 아카시아 꽃잎
하나하나 떨어뜨리며 놀이하던 것과 같이
그렇게 사뿐히
땅바닥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눈부신 태양이 뜨고
낮이 되기 시작하면서
조용했던 점막은 깨어지고
거미줄에 맺힌 이슬방울이
세상을 촉촉히 적시며
모든 만물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나또한 그 만물들중에 하나인지라
예외일수는 없겠지만
찬바람이 스치고 지나간
그곳의 상처까지는 치유하지 못하는구나

더욱더 차가워지는 산골짜기의 시냇물은
언제쯤 다시 꽃을 피우고
고기들을 자유로이 헤엄치게 해줄까
다시 봄이 오고 여름이 와도
그렇게 얼어 있을까
저 태양은 언제쯤
얼어버린 내 가슴을 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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