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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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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마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오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마을이 있었다
영화의 필름 또한 그러했고
흐르는 물 또한 그러해서
헤어졌던 남녀가 다시 와서 얼싸 안고
첫눈에 반한 장면을 끝으로
서로 아주 모르는 사람이 되어
뒷걸음쳐 걸어가면
그게 러브스토리의 줄거리다
폭포는 하늘로 치솟아 올으고
나뭇잎에서 빠져나간 빛이
태양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늦은 밤에 피곤하게 일어나
이른 아침에 상쾌하게 잠에 드니
학교에서는 자꾸만 잊어버리라며
회초리를 든다
굴뚝이라는 커다란 빨대는 연기를 들이마시며
공장에서는 열심히 제품을 분해하고
공사현장에서는 열심히 때려부순다
쓰레기 메립장에선 쓰레기를 실어다가
집집마다 배달하며
사람들은 다시 가계로, 시장으로 분주히 가서
돈으로 바꾸어 온다
가을이 가고 여름이 오니
존경스러운 회장님 애 많이 썼다고
직원들에게서 월급을 받고
구걸하던 각설이가
행인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등록금 잘 가져갔냐고
고지서 날아온다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은
작은 산 비슷한 무덤이란 곳에서
노인이라고 불리 우는 쭈글쭈글한 사람들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자꾸만 자꾸만
젊어지고 어려져서는
젊은 여자의 치마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열 달 후에는
어떤 남자와 꼭 만나야만 한다니
그것 참 이상도 하지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오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마을이 있다
그럴 줄을 우리도 아는 것이
정말로 아이가 어른들의 아버지가 되어
마음이 두근거리면 무지개 뜨고
도둑놈이 산타크로스가 되어
세상은 자꾸만 순진해지지

그럴 줄을 우리도 아는 것이
우리들의 눈빛이 어두운 별을 비추니깐
별이 빛나지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거기 그대로 있는 것
알라딘이 낚아 올린
병 속의 거인인지도 모른다

자명종이 울려대니 이젠 자야겠다
죽음은 없고 영원히 어머니만 계신다고
나는 믿는다
지금은 아침 일곱시..............


- 끝 -


= = 별은 높아서 비를 맞지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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