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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벌거벗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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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너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지난 여름
더위와 장마에 시달리면서도
푸르른 젊음으로 치장하더니

그것도 모자라
이번엔
황금색 옷차림으로 바꾸어
뭇사람의 시선을 독차지하더구나.

너의 화려함에
모두들 숨죽였고
너의 변신에
모두들 감탄하였었지.

이제야 너의 참모습을 보게 되었다.
벌가벗은 너는
젊음도 아니었고
화려함도 아니었다.


앙상한 모습으로
멀거니 빛바랜 잎사귀 하나
차거운 바람에
마져 떨구지 못한 채

잿빛 하늘 아래
이 세상의 온갖 더러움을
한 몸으로 이겨내는
길가 한 그루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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