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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잔설에 묻어오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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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에 묻어오는 봄

먼 산 음영 짙은 골
잔설은 서러운 듯 제 몸 잃어가고
이어질 듯 끊어지는 물방울들
갈라진 틈새로 언 땅 녹여가며
개울에 이르는구나

개울가 땅버들
숨죽여 지낸 엄동 그 끝저리 남 먼저 알아
찬 개울물에 몸 적셔 올린다

수액은
동짓달 삭풍에 꺾인
그 생채기 아물게 하며
회백색 솜털 몽우리
아침햇살 받아 살아 숨쉰다
잎새는
엷은 껍질 헤집고 움틀 기운 모아
내일쯤이면
좁쌀만큼이나 고개 내밀리라

辛巳 이월 열 나흘 움틀 땅버들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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