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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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이건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유독 城山浦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을 피운다.
태양은 수 만 개 유독 城山浦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 온 해를보라.

城山浦에서는 푸른색 이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城山浦에서는 색맹일지라도 바다를 빨갛게 칠할 순없다.
城山浦에서는 바람이 심한날 제비처럼 사투리로 말한다.
그러다가도 해뜨는 아침이면 말보다 더 쉬운 감탄사를 쓴다. 손을 대면 화끈 달아오르는 감탄사를 쓴다.

城山浦에서는 男子가 女子보다 女子가
男子보다 바다에 가깝다.
나는 내 말만하고 바다는 제 말만 하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한다.
城山浦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맨 먼저 나는 水平線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든 파도에 귀를 찢기웠다
그래도 할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世上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기 워 진 적은 없었다.

모두 막혀 버렸구나!
山은 물이라 막고 물은 山이라 막고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 때는
차라리 눈을 감자 눈을 감으면 보일 거다.
떠나간 사람이 와있는 것처럼 보일 거다.
알몸으로도 歲月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 거다.
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 거다.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 생각 없이 해를 본다.
해도 그렇게 나를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 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 나니 밤이 되어버린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워서 밤이 되어 버린다.

날 짐승도 혼자 살면 외로운 것
바다도 혼자 살기 싫어서 퍽퍽 넘어지며 운다.
큰山이 밤이 싫어 산짐승을 불러오듯
넓은 바다도 밤이 싫어 이부자리를 차 내버린다.
사슴이 山 속으로 山 속으로 밤을 피해가듯
바다도 물 속으로 물 속으로 밤을 피해간다.

城山浦에서는 그 풍요 속에서도 갈증이 인다.
바다 한가운데에 풍덩 生命을 빠뜨릴 수 있어도
한 모금 물을 건질 순 없다.
城山浦에서는 그릇에 담을 수 없는
바다가 사방에 흩어져 산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가장 죽기도 좋은 곳
城山浦에서는 生과 死가 손을 놓지 않아서
서로가 떨어질 수 없다.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살아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워할 것도 없이 돌아선다.
사슴이여! 살아있는 사슴이여!
지금 사슴으로 살아있는 것은
얼마나 幸福한가?
꽃이여! 동백꽃이여!
지금 꽃으로 살아있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슴이 山을 떠나면 무섭고
꽃이 나무를 떠나면 서글픈데
물이여! 너 물을 떠나면 또 무엇 하느냐?
저기 저 파도는 사슴 같은데
山을 떠나 매 맞는 것
저기 저 파도는 꽃 같은데
꽃밭을 떠나면 시드는 것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살아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움도 없이 말 하나 않지만

어망에 끼었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水門에 갇혔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갈매기가 물어갔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하루살이 하루 산 몫의 바다도 빠져나와
한 자리에 모여 살결이 희다.
이제 다시 돌아갈 곳도 없는 자리
그대도 千年 萬年 길어서 싫다.

꽃이 사람된다면
바다는 서슴지 않고 물을 버리겠지
물고기가 숲에 살고 산토끼도 물에 살고 싶다면
가죽을 훌훌 벗고 물에 뛰어 들겠지?
그런데 태어난 대로 태어난 자리에서
山神에게 빌다가 歲月에 가고
水神에게 빌다가 歲月에 간다.

城山浦에서는 설교는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보다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城山浦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산다.

저 世上에 가서도 바다에 가자.
바다가 없으면 이 世上에 다시 오자.


성산포에 가고 싶은 분은 저에게 멜 주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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