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가을여행 - 봄에 그리는 그림
copy url주소복사
가을여행 - 봄에 그리는 그림

2001..1. 오후 1:19 사무실에서 (몰래..^^)

가을에는 여행을 하고싶다.
포플러가 한참 키큰줄 모르고 하늘만 바라보는 계절,
거기에 빗겨 부는 바람을 타고
머리 날리며 벗은 발로 시골길을 걷고 싶다.

봄처럼 가을이면 무언가 향기를 타고
내 마음에 와 줄 것만 같아서
잊거나 혹은 버리며 지내온 시간을 꺼내어 찬찬히,
긴 해를 좇아 높은 구름처럼 툭 풀어 멀리 보내어 주고싶다.

나는 자유인,
자유를 갈구하는 나는 자유인.
비단, 자유가 가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 것이며,
가을을 기다리며 한해를 사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자유로운 나는 가을여행에 대한 기대로
지난 겨울의 허무도,
이봄의 그리움도 견디는 것이며,
올 여름의 안타까운 정열도 또한 다독일 것이다.

가을에 여행을 하고싶다.
누군가 옆에 있어주길 바랬던 길고 긴 시간에 비추어
이제는 한 계절쯤은
그리움도 접고, 사랑도 접고,
평생 나와 함께 있어준 변치 않는 나의 영혼을 위한
성숙과 성찰을 주제로 하여
수채화로 그득히 담아 올 진한 색채로 여행을 그리고 싶다.
0개의 댓글
책갈피 책갈피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