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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설악의 마등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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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마등을 타고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오락가락하는 비를 벗삼아 비선대 가파른 산길을 기어오를 때
아내는 말했다 "휴가를 왔으면 바다가(경포·낙산·화진포)에서 휴식이나 취할 것이지
왜 힘든 산으로 가느냐고" 따졌다.
- 가보면 알아-
낮은 목소리로 말하곤 묵묵히 올라간다
웬지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날씨는 개었다 흐렸다하면서 간간히 비를 뿌리기도 하는데 마등의 가운데쯤 오를 때 한 순간 하늘이 열리고 눈앞에 장관이 펼쳐지자
우리는 아 - 악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눈앞의 수려한 경관에
소스란히 놀라 여기가 태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주요 통로 인 마등령 북한강의 지류인 북천 백담계곡과 동해로 흐르는 천불동계곡의 비선대를 잇는 대표적 등산로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중심부이며 여기서 바라보는
대청봉은 이산의 주인답게 참으로 밑음직하고 어른스럽다
화채능선엔 파-란 하늘이 구름을 좇고 공릉능선으로 이어저 떨어진 천불동계곡이 눈앞에 다가선다.
와선대를 비롯하여 비선대 ·문주담 ·이호담 ·
귀면암 ·오련폭포 ·양폭 ·천당폭포 등 유수한 경관들이 구비 구비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천불동이라는 호칭은 천불폭포에서 딴 것으로, 계곡 일대에 펼쳐지는 천봉만암(千峰萬岩)과
청수옥담(淸水玉潭)의 세계가 마치 ‘천불’의
기관(奇觀)을 구현한것 같다고 하여 일컬어진
말이란다.

경관에 취해 일어설줄 모르고 맥놓고 앉아 자연으로 자연 속으로 깊숙이 들어설 쯤
아내는 말했다
"따라오기를 잘했어" 라고
혼자 말처럼 중을 그린다.

봄·여름·가을·겨울 언제와 봐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말의 등에 앉아
설악속으로 말을 달리다. 한줄기 소나기를 만나 구름의 꼬리를 휘어잡고
오세암을 향하는 내리막길을 숨가쁘게 내려와
암자의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수렴동을 지나 백담사 계곡으로 들어와 산장에 들려 커피한잔씩을 마시고 나서야 나는 어깨를 어썩이면서 "따라오기를 잘했지" 하고 아내에게 되물어봤다
힘은 들어도 오기를 잘했다는 표정을 잃어 면서 시간에 좋껴 백담사를 거르고 계곡으로 내려오면서 깨끗한 바위 위를 흐르는 맑은 물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심정을 억 누러면서 용대리 마을버스에 몸을 던진다.

또 하나의 하계휴가 사진첩을 하-드에 입력하고 미시령으로 향한다.
꼭 한번 가보셔요. 가을경치는 더좋아요,,,,
가보고 와서 야가합시다.
2001..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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