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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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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쭈빗거리며
원추리같은 잡초가
뒷집 화단을 뚫고 나옵니다.

비가 한번 지나고
제법 자란 그것이
기둥을 세우고
가래를 치더니
길다란 꽃봉을 내밉니다.

그리고 어느
달밝은 밤
창문열어 훔쳐본 그곳엔
달빛보다 그윽한
흰 꽃이 갈래 갈래 뻗어
고즈넉히 웃고 있었습니다.

하릴없이 살아가는
인생보다 아름답고
할일 다한 어미처럼 편안하게
제 향기 바람에 적선하는
한 송이 꽃.

오늘
그 꽃을 잡아당겨
내 창문가에 두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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