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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바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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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골깊이 뿌리내린 건강한 치아처럼
한치의 미동 없이 묵묵하여 선 모습이
듬직하다고 입이 닳도록 칭찬하지만
잡초의 뿌리보다 더 허약한 깊이를 지닌 까닭에...,
날선 바람과 까칠한 물결에 부디치는
풍상의 세월이다.

넋을 살짝 곁에 두고
지나는 바람의 등을
거뜬히 앉아보았다.
태연히 하늘을 바라보며
밀려오는 파도를 향해
힘껏 달음질쳐 보았다.

그리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반발은 되려 더 많은 부디침이 되고
그 아픔을 다 이겨내기도 전에
도(道)를 득(得)함에 있어 먼저
깨달음보다는 순응이란 사실을

한 땐 파도의 소매 자락과
바람 날개의 끝을 부여잡고
온 몸을 던져도 보았지만
팔과 다리가 없으므로
한 치 앞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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