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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새벽 저자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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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저자거리

새벽기운은
옷섶에 스며들어와
어제와 다름을 알려온다
찬이슬 알지 못한 살거죽은 움추러 들고
옷깃 세워 새벽 여는 걸음들은 총총거린다

깡통화덕 어느새 나타나
저자거리 한켠에서 불꽃 사르고
흥정의 목청 돋구어
아침을 부른다

제값 받아 흐뭇한 미소
불만인 듯 셈하며 퉁명스런 표정
횡재라도 한 듯 연신 벙글대는 사람
알 듯 모를 듯 이리저리 살피는 사람
마저 팔려고 안달하며 길손 붙드는 사람
삶의 숨결 섞여지는 장 마당 금새 달아올라
한바탕 어울림은
신명나는 굿판 같다

먼 산 꼭지에서 해 오름 알려오니
장꾼들 손놀림은 바빠져 간다
간신히 떨이하고
비워낸 저자거리
잔칫집 뒷마당 같이 썰렁하구나

되돌아가는 저마다의 발길은
채마밭 끝물로
아침 밥상으로 몰아가고
햇살은 피올라
저들의 등짝 토닥거려 주리라

=============시월 열다셋날 새벽장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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