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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36. 백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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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온 밤을 찢으며
하얀 꿈결로 피어 나리라

눈물을 감추고
시러운 서릴 녹이고
누구든 몰려 와 뜯어 버린
목줄기를 다듬고

파르랗게 움 트는
산하를 바라
온 목숨 일으키리라

당신이 오지 않는 현실
당신이 축복해 주지 않는
이 까만 그림자

외로움은 은빛 구슬로
하나 둘씩
떨어져 뒹굴고

창문 안으로
들 수 없는 나의 들판

바람 불 적마다
눈물 한 방울씩 망각한 겨울
당신은 돌 보아 주지 않았지

끝내는
보리밭 속으로 파고 드는
종달새 울음만
볏을 흔들며 뛰는 아침

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질긴 햇살이
온 살몸에 감길 곳을 찾아
푸르른 한숨 기대하며

피어 나리라
피어 나리라

199년 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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