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42. 花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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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사체험한 사람들은
물을 건너고
초원을 건너
꽃을 보았단다
하얀 구름을 타고
순식간에 날았고
천사들의 안내를 받았단다
벚꽃이 피어나고
진달래꽃이 물든 산을
나는 걷는다
분명히 현실이 깨운
이 봄의 꽃잔치
개나리꽃이 진 자리엔
푸른 잎이 돋지만
일 년 열두 달
어이 참으며 기다릴 수 있을까
지난 단풍과 눈밭과 더불어
다람쥐는 어디론가
떠났었고 먹구름이 늘
영혼을 가리우고 있었다
늘 산을 넘고
물을 뛰어 건너 온
회오라비들이 빈 목숨을
쳐들고 산봉우릴 바라 보고 있었다

진실마저 타 버린
골짝이엔 찬 바람만 불고
생기침을 뱉어 내던
노인의 하루가
겨울 나무 끝으로 자꾸만
달라 붙고 있었다

어쩌다 다가 오는 햇빛을
보듬고 솜 꿈으로 뒤척이던
산바위 아래 풀더미들
마을이 하얗게 내려 앉고
먼 산으로 흘러가던 메아리
사랑이 빨갛게 눈물을 흘리며
비행기를 바라볼 때
시간의 유성이
서녁에 떠오르고 있었다

어둠이 파르랗게
떠는 도회의 빈 창문을 열수록
덮쳐 오는 자동차 소음
사람들의 두툼한 옷차림
떠날 밤길이 와도
떠나지 못하여
서성이던 꿈결 곁으로
꽃은 한 송이씩
벋어 나오고 있었다

살아 기쁨보다
죽었다 산 기쁨이 연분홍빛으로 불 타는 산기슭
샛별이 빛나는
하늘로 나는 떠오르고 있었다

199.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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