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밤바다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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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바다가 길게 누웠다.
하루 종일 지친 몸 감추지 못해
서둘러 잠을 청하려는 듯
어두운 자락 속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모래 사장엔
어둠을 밝히려나
사람들 저마다 폭죽을 들고
하늘을 향해 힘껏 쏘아대고 있었다.
펑하고 연기를 내뿜으며
불꽃은 쉴 새 없이 멋진 광경을 토해내고.

깔깔대는 아이들,
도란도란 속삭이는 연인들,
사진기에 한가득 바다를 담아내는 가족들......
그들을 보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가끔씩 잔잔히 웃어 주는 바다!
성가신 소리에 잠 못 들면서도
바다는 아이들의 장난 이기지 못해
가끔씩 손을 뻗어 그 여린 발바닥을 간지르곤 했다.

제멋대로 가지를 뻗어 가는 연기 자욱하건만
잠에 취한 검은 하늘, 턱을 괴고
한 쪽 눈만 겨우 살짝 치켜올린 채
비몽사몽 그 광경을 내려다 본다.

밤 깊도록 흥에 겨운 사람들 돌아갈 줄 모르고
곧 깨어나려는 아침 애써 막아 보려고
밤바다, 어둠의 자락 끝을 꼭 쥔 채
힘겹게 꾸벅 꾸벅 졸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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