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가슴 활짝 풀어 제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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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능력 때문에
준비물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해
눈물방울 떨구며 여리디 여린 마음으로
오는 아이는 없을까?

속내를 들키까봐
꼭꼭 싸맨 여인의 가슴처럼
오늘도 말한마디 나누지 못하고
돌아가는 아이는 없을까?

감기 기운에
벌겋게 달아오는 얼굴로
애처럽게 나만 쳐다보고 있는 수연이.

3월 내내
실내화 준비도 못하고
복도며 화장실이며
맨양말로 다니는 석환이

다리 수술로 뛰지도 못하면서
남보다 먼저 아침 일찍 등교해서
휴지줍기에 앞장서는 범규.

그래도
장나라의 '월 이야기'노래에
맑은 눈동자 반짝이며
흥겹게 노래하고

축구공 하나들고 얼마나 뛰었는지
땀방울 송송 맺힌
미소띤 얼굴로 들어오는 용주골 아이들.

바라보는 내가 괜시리 죄스럽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는데

오늘은
가슴 활짝 풀어 제치고
하나씩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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