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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옥상에서 떨어진 물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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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떨어진 물풍선

건너편 빌라 옥상에서
한 아이가 내려다보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판알 세 듯 튕기다가
정확히 서른 네번째 사람에게 침을 뱉는다.

건너편 빌라 옥상에서
한 아이가 내려다보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주판알 세 듯 튕기다가
정확히 서른 네번째 사람에게 물풍선을 던진다.

젖어버린 머리
놀라 코 끝에 걸린 안경
나는 건너편 빌라 옥상 한 켠에서
키득대며 웃고있는 아이를 본다.

무료한 일상에
침을 뱉는 물풍선을 던지는
아이의 못된 장난은 상극이다.
하지만 아무도 아이를 잡지 못할 것이다.
건너편 빌라에서 떨어진 물풍선은
옥상에서 떨어진 것이지
아이가 떨어뜨린 것이 아니다.

무료한 일상에 탈출하려는 나는
어느새 챗바퀴도는 장난의 반복에 얽매였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서른 네번째의 사람이 되었다는 게 기쁘다
항상 서른 네번째 사람은 내가 된다.
오늘도 그렇게 나도 사람을 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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