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벌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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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초


산이 운다
온 산들이 함께 운다
매미같이 웽웽거리며 운다
그 소리에 영혼들은 잠에서 깨어나와 허공을 맴돈다



영혼이 누운자리
예전엔 처녀들 가슴처럼 봉곶 했는데
비바람에 패이고
산짐승 발톱에 할퀴어
이젠 할미의 가슴처럼 되었구나



가시나무 뿌리는 어느새 파고들고
곱게 깔린 잔디는 잡초에 짖눌려 버렸네
폐허 같은 묘소
벌떼 쫓아가며 말끔히 치워
술한잔 올려놓고 두번 엎드렸다



영혼님 다시 누우시며 하시는 말씀
『아무개 아무개는 왜 못 온다던가 ?』
.
.
.
내 그걸 내 어찌 안단 말입니까
조상님 당신이 아셔야죠
내년엔 당신 힘으로 자손들 여기 한줄로 세워주시지요
내 힘으로는 못하오니......



팔월 스무 이렛날 벌초 끝내고 ===언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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