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잼병할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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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매는 허리가 휘도록 땅을 파는데
그들은 허리가 휘도록 골프채를 휘두른다

누가 뭐라고 떠들어 대든 그들은
맹인처럼 귀머거리처럼 벙어리처럼
세상을 요리 조리 닫아가며
챙겨주는 밥상을 만족스레 비워내는 재미에
허리의 통증쯤은 누워 떡먹기다

내 아배는 손발이 닳도록 막노동을 하는데
그들은 손발이 닳도록 챙기기에 급급하다

그들의 보아뱀 같은 상술앞에 바보처럼 몇년째
먹통같은 눈물만 쏟아내던 내 아배의 희망...
그 한심스런 희망은 왜 그리도 초라하던지...
세끼 밥 먹는걸로 족하다고 쉬쉬 살아온
내 아배는 천상 그들의 머슴이다

내 부모는 가슴에 피눈물을 욕창난 살점처럼
떨궈내는데 잼병할 놈의 그들은 내 부모더러
더 열심히 더더 열심히 살라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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