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마음보다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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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긴 시입니다.
인내심이 필요하죠, 지루하기도 하고요,,,,



제목: 바람은 언제나. :'익명'임



사람들은 마치 갈대와도 같다.


세찬 바람이 불어오면 곧바로 흔들리듯이,


사람들 또한 유혹이 앞으로 다가오게 되면 곧장 마음을 바꾼다.


사람들의 마음이 처음부터 악했던 것일까?


아니면 끝없는 세상의 유혹에 휘말려서 지금처럼 변색돼버린 것일까?


분명 우린 이렇게 말한다.


내가 흔들리는 이유는 다 바람 때문이라고,


내가 유혹에 넘어져서 양심을 배반하는 이유는, 바로,, 다 그놈의 '유혹'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젠, 그런 것들이 다 변명에 지나지 않는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바람에 저항해 본적은 있었는지?


다가오는 유혹에 맞서 싸우려 한 적은, 그 동안 나에게 한번이나마 있었는지를.



세상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또한,


끝없이 이어지는 새찬 바람에 속에서, 결국 그들도 꺾이고 말았다.


미움, 시기, 질투, 욕심, 체면, 음란, 도둑질 등과,


심지어는 사람들의 생명까지 앗아가는 살인, 전쟁마저도,


예삿일인 것처럼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나의 풍토.. 이웃의 정을 멀리하고, 나눔의 계명을 실천치 않고,

외로운 이를 모른 체 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지 않고, 부정한 일에 저항치 않는...

기회만 보이면 자기 자신 몫부터 챙기려 하고, 남의 입장은 거들떠보지도 아니하며,

권위 있는 자 앞에선 수그러 들으려고만 하고, 불쌍한 이를 못 본체 그냥 지나쳐 버리는...


내가 이 세상을 황량한 사막처럼 만들어 놨구나,


내가 이 세상을 차가운 얼음 고처럼 만들어 놨구나.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세상은 무서운 곳이다. 세상은 경쟁 속에서 돌아가는 곳이다. 세상은 조심해야할 곳이다."


"자기자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남들과 경쟁해서, 싸워서 이길 줄 알아야 한다."


"때에 따라선 꼭 옳게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뭐든지 요령 있게 대처해야 한다" 등등....


난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살아야만,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강조해 왔었다.



하지만 결국 내가 말한 그 가치관 때문에, 세상은 서로 경쟁만 하고,


남보다 우월해지려고만 하려는, 그런 차갑고 냉정함만이 감도는 사회로 뒤바뀌게 되었다.



딱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의 이 생각들을 아직도 깨닫지 못한 것 같다.


여전히, 세상은 바뀌지 않고 있다. 아니, 난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는 나마저도, 마음만 그리 먹었을 뿐, 행동으로 실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사회를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억울하게 짓눌린 이들을 위하여,


난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다. 어둠 안에서, 빛이 되어준 적은 한번도 없었다.



때는 2월이다.


이제 겨울도 지나갈 때로 지나갔다. 추위도 한풀 꺾였고, 거리의 인적도 많아졌다.


하지만 그 동안 추위에 떨었던 사람도 있었으리라.


외로웠던 독거 노인도 있었으리라. 배고팠던 이들도 있었으리라.


가난에 찌든 이들도 있었으리라. 병고에 시달렸던 이들도 있었으리라.


나로선 그저 면목이 없을 뿐.


하지만, 그들에겐 때아닌 때에도 겨울은 올 터이니,


'지금'이 바로 그 때라는 것..... 난 또 한번의 갈등에 싸여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갈대는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언제나 바람은 갈대에게, 흔들릴 것을 요구한다.


그 세찬 바람, 그들이 원하는 건, 거짓됨을 뿌리치지 말라는 것.


부정한 것을 반대치 말라는 것, 악행에 대해 고민치 말라는 것.


그들의 요구는 끝없이 이어져왔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갈대, 그들은 바람의 요구대로 하염없이 흔들리면서, 거짓된 평화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나에게도 바람은 찾아온다. 오늘도 그랬었고, 어제도 그랬었다.


그래. 난 이제 깨달았다.


바람은 영원히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 살아있음이 곧 바람이 불어올 것을 뜻한다는 것을.



하지만, 나에게도 희망은 있었다.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 갈대는 부러지지 않는다.


그저 그 자리에서 넘어진 체로 주저앉아 있을 뿐.


난 다시 일어서겠다. 내 앞을 가로막는 바람에게 또 다시 저항하겠다.

.........
그리고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여, 배고픈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겠다.

..........
가난한 이들에게 재산을 떼어 주고, 거동이 불편한 이가 있으면 부축해 주겠다.

..........
억울하게 피해 입은 자를 위해 끝까지 싸워주겠고,

..........
옳지 못한 행위를 보고, 모르는 척 지나치지 않겠다.

..........
외로운 이도 더 이상, 못 본체 하지 않겠다.


악에 대해 악으로 맞서지 않겠고, 상대가 부탁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겠다.


그리하여 흰 벌판에 자그마한 잎새하나로 존재해 그 빛으로 어둠을 밝히리라.



나의 갈대가 곶간에 모아지기까지, 언제 어디서나 삶의 끝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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