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망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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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꿈치 들어 키를 재던 그시절이 있지요.
휘어져 반질한 석가래 바쳐주던 그런기둥
뒷곁엔 늦가을을 기다리는 떡시루가 있었네.

부억 아궁이에 당신께서 불을 집힐때면
굴뚝에 하얀연기를 보며 시장기를 느끼네.
사랑에선 한밤 새끼를 엮는 당신에 그림자
황토흙 다져진 마당에 멍석을 펴고 앉았네.
맑은 밤하늘은 달과 별을 쏟아 내리고
풀벌레 개굴울음에 밤도 깊은줄 모르네.

저수지 시멘트벽에 검정고무신을 비벼되고
유리같은 개울물에서 다슬기를 주웠다네.
사내아는 산나물을 계집아는 칡을 캐며
도란도란 아기자기 이야기꽃을 피웠네.

당신의 이마에 구비진 산기슭 주름질 무렵
떠나야 한다며 앞만보며 걸어온길 수천리
굽어져 휜허리인들 다시 뵐수만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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