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눈물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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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손을 들어 체온을 원하셨고,
나는 그런 어머니의 손에 내 체온을 느끼게 해드렸다.
내 따뜻한 손끝에 어머니의 차디찬 손이 맞닿았다.
손끝에서 심장끝으로...어머니의 피가 굳어가고 있었다.
그 굳어가는 피를 그 식어가는 체온을
잡을 수 없었음에 눈물만이 손등을 적실 뿐이었다.

마지막임을 아는 까닭에, 적막만이 감돌았고,
어머니는 힘겨우셨으면서도 내 손을 잡으신채,
끊어질 듯한 숨을 힘겹게 가누셨다.
핏기없는 메마른 입술, 까칠까칠한 피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새겨진 주름살, 앙상한 손마디마디가
이 못난 아들의 가슴을 찢기었다.

나만큼은 당신의 뒤를 밟지 말라 하시던
어머니의 힘겨운 유언을 되새기며,
어머니를 내 품에 안았다.
못난 아들 위해서 희생하셨던 세월만큼
어머니가 늙으셨다는 것이 피부에 와닿았다.
그런 어머니가 안쓰러워 더욱더 안아드렸다.

멀어져 가는 눈빛처럼 멀어져 가는 영혼.
어머니의 뺨에는 눈물 자국이 새겨졌고,
어머니의 맥박은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아직 해드릴 것이 너무 많은데,
세월은 그런 나를 기다려 주지 않은채,
어머니를 내 품안에서 데려가셨다.

하늘이 눈물을 뿌리던 날,
평생 가보지 못하셨던
그 바닷가에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돕고,
그 바닷가에 내가 떨구었던 마지막 눈물 한줄기까지 모두 묻었다.
그렇게 바다를 등지며 살아온지 1년이 지난 오늘,
묻어두었던 눈물이 다시금 뺨에 그어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이곳은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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