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어머니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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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이제 내게 고맙다고 하신다. 무엇이 고마운 것일까? 불효 때문일까 아니면 야속함 때문일까? 어머니께서 내게 무언가 잘못하셨기 때문일까? 아니면, 요즈음 교회에 나가시면서 하나님 말씀대로 감사하는 생활을 자식에게까지도 하시는 것일까?
나는 어머님한테 고마움을 느끼게 한게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남들처럼 맛있는 음식과 고운 한복과 멋있는 여행을 시켜 드린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이 이 되면서까지도 어머님이 보내 주시는 쌀과 김치를 받아 먹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머님의 손자들 한 번 뿌듯하게 안겨 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고향을 떠나서 살아가는 내 삶이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 하나로 가끔씩 안부 전화를 드리는게 고작이다.
어머니한테는 아직도 나는 어린애이다. 말과 행동으로는 어른처럼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아직도 어머님의 곁을 떠나지 못한 어린 아이의 심성이 그대로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늘 마음으로는 어머님이 건강하시기를 바라고 또한 아버님이 건강하시기만을 바라는 것이다.
올해 내 어머님은 환갑을 맞이하신다. 인생에서 육십이란 인생을 간접적으로 절감한 것은 장인 어른의 회갑에서였다. 얼마나 육중하고 무거운 심해의 소리였던가를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고맙다고 하시는 어머님에 대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해드릴 수 있는가? 아무것도 없다. 정말로 아무 것도 없다.

21. 3. 2.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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