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차 한잔 마시다 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보세요
철쭉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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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 향

먼 기억을 더듬어 낸다
강원도 철원 땅 민간인이 다닐 수 없는 어디에선가의 군대 시절
부대 뒤론 야트막한 산이 가로놓여져 있었다
높이는 2백여 미터쯤 되었을까?
그 산꼭대기엔 열 명 남짓 모여 근무하는 곳이 있었다
정보와 작전, 관측 등을 수행 할 목적으로
난 가끔씩 그 산을 다녔다
산은 그리 볼품이 없었다
자라는 나무라고는 키 작은 떡갈나무 싸리나무 소나무는 그저 듬성듬성
그들 나무사이론 철쭉이 자리잡고있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두 갈래가 있었지
하난 지름길로서 걸어 오르는 길
또 하난 차량이 다니는 길 이른바 군사작전도로
줄곧 지름길을 택하여 다녔다 시간이 절약되니까
그곳에선 어디에든 이동할 땐 무거운 철모를 써야하며
소총과 탄알을 휴대하여야 했다
철모는 어찌나 무겁던지
손에 들고 가야할 물건이라도 있을라치면 철모의 억압에 시달여야 했다

이맘쯤의 계절
그 산을 다녀오는 어느 날 시간 여유로와
큰 길 따라 천천히 산보 삼아 길 잡았다
무거운 철모 벗어들고
따사로운 오월 햇살 즐기면서 나만의 시간을..........
척박한 마사토 위에 자라는 철쭉의 무리를 만났다
사방이 모두 철쭉으로만 덮여있었다 내 가슴 높이의 크기로
잎새와 꽃잎이 철쭉에 관한 상식을 넘었으며
화단의 돌 틈 사이에 심어 논 철쭉과는 달라도 한 참이나 달랐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얼마동안의 시간을 보냈다
철쭉 향 맡으면서
그 향에서 느꼈다 싱그럽다는 것을
난 싱그럽다는 말에는 꼭 그 철쭉 향을 맡는 듯 한다

지금 그 향을 맡는다 내 산책길에서
먼 기억 속의 그 철쭉과 향이 제일이라 느끼면서
그곳으로의 여행이 자유로우면
꼭 찾아가리라
이 맘쯤의 계절에.............

========================== 23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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