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런 인생, 저런 인생 많은 세상일들 소설로 남겨주세요
아름다운 당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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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르르르르
-드르르르르륵
핸드폰 진동소리가 요란하다. 핸드폰에 방해받지 않고 낮잠한번 느러지게 자보려고 했더니...진동소리가 훼방이다.
-으..음...여보세요..
-형? 나야..창현이...
-그래...무슨일이냐?
평소에 자주 없던 동생의 전화에 괜히 걱정이 앞선다. 또 무슨 일인가 하고...
-형...빨리 내려와 줘야 겠어. 아버지께서 많이 위독하셔...
-뭐라고?? 얼마나..?? 어..얼마나??
나이에 걸맞지않게 정정하셔서 탈이던 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심상치가 않다.
-아..알았어. 지금내려가마.
전화를 끊자마자 서둘러 준비를 하고 급히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나야...
-어..당신이야? 왜?무슨일있어?
-어..그게...지금 같이 시골좀 내려가야겠어.
-그게 무슨소리야? 당신 나 달만에 처음 쉬는 일요일인지 알면서 그러는거야?
-아버지께서 많이 위독하시데...
-뭐라구??알았어...당신지금어딘데?

아내와 고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친척들이 찾아와 있었다. 별로 달갑지 않은 그들...필히 사람이라면 그렇겠지만 누가 어려움에 처해있는 사람을 좋아했겠는가...설사 가까운 혈육간이라 할지라도...
-어...형왔어?
-아버지 어디계시냐..
-방안에...누워계시는데...도무지 형이 올 때 까지 아무도 못들어오게해서...
-그래?빨리들어가보자...
아버지의 방문을 열기가 이리 어려웠던적은 없었다. 흐린 앞을 비비고 방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너무도 초라해진 아버지의 모습에 무언가 뜨거운 것이 앞을 가로막아 더 이상 발을 디딜수가 없었다. 어린시절 사업에 실패해 우리들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의 힘겨운 눈물을 흘렸을때도 자존심을 꺾어가며 나의 중학교 입학금을 꾸기 위해 작은 아버지댁에 찾아 가셨을때도 우리를 친척집에 보내시고 정작 당신은 쓸쓸히 누구하나 찾아오지 않는 명절을 보내셨을때도 한번도 초라해 보이시지 않던 아버지가...





나의 어린시절은 유난히 길었다.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 동생...우리 가족이 오손도손 살았기 때문에 그래도 어린시절이 가장 행복했다. 불행은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해에 찾아왔다.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야...집이라도 나가겠다는거야 뭐야?
-허이구...뭘잘했다고 큰소리야 큰소리가...당신 때문에 내가 부끄러워서 처갓집 근처도 못가겠어...큰소리 뻥뻥치고 시작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배째란 식으로 말하면 어떡하자고..
-탁..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걱정스러운 동생의 눈빛을 보니 괜히 안쓰러워진다.
-형아...엄마 아빠 왜싸워?
-괜찮아...아무일도 아니야..
-정말 아무일도 아니야?
-그래...
동생을 꼭 안고 엄마아빠가 싸우지 말게 해주시라고 기도를 드렸다.
-'성탄절과 여름성경학교외엔 교회는 안가봤는데.....그래도 예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시겠지?'
쨍그랑...내가 잘못 듣지 않았다면 무언가 깨지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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