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time depends o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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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몇일을 사랑했는지
세고 싶지 않습니다
저 벽에 걸린 시계는
빨리도 가서 우리가 헤어질
시간을 알려주기만 해서
참 미운데, 당신을 사랑한
시간의 길이를 재고 싶지
않습니다
새해 첫날 곱게 펼친
달력은 어느새 반도 훌쩍
넘겨졌는데,
그대와 내가 사랑한 순간들을
저 속에 넣어 두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과 몇년을 사랑했는지
당신과 단 몇일을 사랑했는지
나는 관심이 없답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의 주민번호와
전화 번호, 집주소 몇동 몇호,
키, 몸무게, 허리 싸이즈,
학번, 그가 타고 다니는 버스번호,
그의 군번까지 외우더군요
그리고 헤어진뒤 말했습니다
남은 건 숫자밖에 없더라고
그와 만난 날들을 빼곡히
챙겨 적은 다이어리엔
날짜 및에 적힌 기념일들이
이제는 휑하니 적혀 있었습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쪼개
숫자에 매이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나에게 말하는
시간이란 한가지입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난뒤로
나에겐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은 어떤 측량기구로도
잴수 없는 고요하고, 소중한
우리들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기 색이 바래 매년 새로 나오는
저 달력에는 우리 눈 돌리지 말고
이렇게 처음처럼 계속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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