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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그 아이는 지금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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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우산 ( 남 )
◈메일:sadfog@yahoo.co.kr
◈작성일:2000년 10월 1일 토요일 0시 2분


▣▣그 아이는 지금쯤▣▣
바닷가의 어떤 나무를 타는 아이가
어쩐지 안개 속을 헤매는 것보다 즐거워 보였다
난로 옆에서 나도 모르게 졸더니 노래를 들었다
얼마나 기억을 하고 싶었는지 몰랐지....


....그러더니 마름모로 화사하게 빛나던 강물도
소녀가 지나다가 없어지고 나의 입술에서
잊어버릴까봐 두려움으로 불리우던
오, 오, 그토록 아름다운 노래였는데,
이건 정말이야 믿어줘!
그런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


그 아이, 그 아이는 아직도 바닷가에서 나무를 타다가
모래성을 짓다가는 잠을 자곤 하는지


정말이지, 아직도 햇볕이 따사로운데....
소녀와 노래는 나의 옛날 애인이다
....그래 머얼리 사라졌어....


그 아이, 그 아이는 벌써 별이 뜨는 밤이나
창에 눈이 오는 겨울에는 무얼 할까
동화책을 읽다가, 잠을 자다가, 노래를 부를까
참으로 나에게 아무 상관도 없는 얘기란....


아침에 가로수길을 걷는 것 보다는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좋을 것 같군


너는 내가 지금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겠지
창가에서 노래가 들리고 나는 흐느끼고 있잖니
얼굴을 뒤척이며 울고 있잖아


아니, 정말 얼마나 아름다운 옛 시절인지 몰라


내가 아침에 거닐 때 첫눈 속에 안개가 물빛에 떠서
나는 눈물을 흘릴 만큼 아름다운 호수를 보았다


더이상 내 생활을 아프거나 머리가 복잡하게 하지 않았으면....
기도하거나 가슴이 설레거나 진리에 온 사랑을 기울이고 싶어
날이 어떻든, 사람들이 어떻든, 책들이 어떻든
나는 시간이 필요해
뭔가를 잊거나 사랑하거나 생각할....


내가 뭘 하는지 아니
울고 있잖니


그 아이는 지금쯤 잠을 자고 있겠지.....


- 끝 -

= = 별은 높아서 비를 맞지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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