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나무가 잎새에게-마지막 잎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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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같은 빗줄기가 어둠을 살라먹는
하늘 사이로
미지근한 별무리만
아쉬운 듯, 무리지어 흐르는 데.

계절이 떠나가는 하루하루,
네가 잎이라면 떠나야 한다.

-부르튼 가지 사이, 온 몸으로 대지를 흔들어
여름 내 못다 흘린 물줄기로
수척해진 너를 어루만져도 보았지만,
누렇게 야위어만 가는 너에겐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온통 길이 막혀버린 세상 속에
지난 밤, 둥지 잃은 아기 새는
썩은 등결 위에 앉아 울다 지쳐 잠이 들었고.
새벽이 오는 지금의 나는
네 몸을 타고 흐르는
투명한 눈물 한번 닦아줄 수가 없다.-

하지만 지금 너를 부여잡을 수가 없는 것은
결코 나의 죄가 아니다.
내 삶의 마디에서 너를 떼어내는 것은
밑동이 잘리우는 것처럼 커다란 고통일 것이나
지금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일은
언젠가 네가 나를 다시 찾아올 날까지
이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것 뿐이다.

말라버린 태양이 어느새 하늘을 비집고.....
이제 네가 바람속으로 멀어져 가야 할 때이나
우리는 결코 나면서 부터 하나일 수 밖에 없음을
난 믿는다.

이윽고
세찬 바람이 휘몰아 나가면
광활한 대지 속
네 존재가 지워졌던 그 곳에서
그렇게 너는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올 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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