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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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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아무런 흔적 없이
그 어떤 말 한마디 남기지 않은 체
무엇이 그리 바빴던지
숨 가프게만 길을 나섰던 그 때

쓸데 없이 어지럽게만 하는 기억들
초점을 잃어 흐린 눈동자에
숨통을 조여오는
그 지긋하던 시간들을 애써 지우려 했던 그 때

희미한 기억속 저편
조용하기만 한 가운데
귓가를 자극하던 시계 바늘의 고요한 외침
어떤 일도 하지 못해 속 태우던 그 때

안개속을 해쳐 비추오는 흰 불빛이
어딘가 모르게 숨어있던
작아진 내 모습 비추어 오면
한없이 어둠 구석으로 쫓기기만 하던 그 때

먼지 가득한 낡은 책상의 서랍을 뒤적이다
굳이 찾아 내고 싶지 않았던 찾을 수 없길 바랬던
철 없던 시절의 증거가
이미 잊혀져가는 지난 내 죄를 들추고는

악몽속에 자신을 잃었던
검게 물든 꿈들이
너무 지쳐버린 지금 내 혼을 잠재우고
세상의 악한 혼을 깨우며 끝 없는 좌절로 인도했지....

이제는 모두 쓸모 없다고
이미 지나쳐 버린 죄라고 발버둥 치지만
나도 모르게 품었던
잃어 버렸던 마음 한 구석의 증오를 바라고 있었지....

떠올려지기 싫었던 침침한 기억을
내 남은 맑은 혼마저 무시해 버리고
원하지도 않은 절망과 좌절의 기억 잘못된 일상을
강제로 권했던 보이지도 않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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