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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마음에 담아 둔 달빛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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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9.27. 21:30 야근을 마치고 귀가길에
달빛과 가로등,
골목에서 그 야한 눈짓을 만납니다.

당신은 저리로 걸어 오겠지요.
가슴 두근거리는 발자욱 소리로 길을 밝히며
길고 긴 저기를 돌아
가벼운 어깨짓을 하며 걸어 오겠지요.

달빛과 가로등,
당신 어깨위로 쏟아지는
그 뻔뻔스런 얼굴은 그래도 웃음을 버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
골목길은 좀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이슬을 밟으며,
차마 가로등이 밝히지 못하는
내가 기억하는 당신의 걸음을 밝히며
당신의 가슴에 떠 있는
환한 달입니다.

당신은,
차가운 가을밤 이슬이 내리는 내내
내가 내려다 보는 발자욱 위로
치렁한 은빛 머리결을 담아 내는

당신은,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다소곳한 그리움입니다.

그리움을 사랑하는 까닭은
당신 때문인지요,
혹은 당신을 밝혀 주는 가로등 때문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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