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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이후 5

사람들 분주한 학교 강의실 입구에서
나는 그리운 향기를 느낀다
진저리나리만치 끈적한 비를 맞고
얇은 옷들은 달라붙고,
나는 흡사 나체를 바라는 듯.

체온이 식는다
머리젖은 아이의 살짝 숙인 고갯짓 사이로
가끔 비치는 눈빛이 낯익다
이제 이 비를 마지막으로 저 낯익은 눈빛을 잊으리라
그렇게 되리라

복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발자욱소리가 되어 내게로 온다
나를 찾아오는 발자욱인 줄 알았는데
괜한 두근거림만을 남긴다


음악.
빗소리처럼 베이스기타에서의
그녀의 심장소리는 멀어지고,
이제 그녀의 고동소리만이 고요히 전해온다
이제 그 소리를 안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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