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

인생은 한편의 시
< 조금씩 영원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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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심은 씨앗이
내일 열매를 맺는다면
수확의 기쁨은 없으리라
모든 것이 기다림의 길이만큼 기쁨도 커진다
천년 후에 꽃을 피우는 가시선인장도
구백 구십 구일을 기다림으로 있었기에
아름다운 꽃이 핀다
그렇듯 한 순간 사랑을 이룰 수는 없는 일
종이에 물이 스미듯
몇 년을 은밀히 흘러들어
그대를 완전히 적시리라
순간의 꽃으로 지기보다는
몇 광년을 한 곳으로 달려온 별빛처럼
찰나의 향기로 날리기 보다는
지독히 한 곳을 지켜온 바위처럼
잎이 지고 곰팡이가 설은 사랑으로
너에게 수억년 머물 것이다

-김현수님의 < 내 마음이 그러하므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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