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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편의 시
나에게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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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오라
- 연제영 -

나에게로 오라
번쩍이는 삼지창과 철퇴를 들고 문 앞에서 기다리마
머리통이 깨지고 눈알이 뽑히도록 흠씬 맞고 프면
힘줄이 줄줄이 끊기고 등뼈가 산산조각 나도 좋다면
이리와 어디 한번 붙어보자

그대가 오는구나
겁도 없는 그대가 오는구나
칼도 방패도 없이 그대 진정 겁이 없구나
동 틀 녘 안개처럼 다가와
바람처럼 부둥켜 안다니
밀어 내자 밀어 내자 있는 힘껏 밀어내자
그대 겁도 없구나
하나 작은 겁도 없구나
아무거나 집어 던진 소리에 맞아
눈이 붙고 피가 흐르는데 아무 거침없이 터벅터벅
밤하늘 밀물처럼 다가와
여린 가슴 어루 만지 누나

그대가 오는구나
겁도 없는 그대가 오는구나
눈물을 닦아내자 웃음을 닦아내자
그대 나에게로 오라

99. 5. 31 밤 - . 1 새벽 글을 쓰고 나는 잠이 든다

연제영 詩 3집 '驛 馬 - 역 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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